네이버가 ‘내 위치’를 기반으로 한 추천 서비스를 쇼핑으로 확대하며 오프라인 영향력을 강화한다.
네이버는 오는 12일부터 지도 기반으로 내 주변 맛집·가볼 곳을 소개하는 인공지능(AI) 추천 서비스 ‘스마트어라운드’를 쇼핑 영역으로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네이버 모바일 앱 홈화면에서 초록색 동그라미 형태의 ‘그린닷’에서 ‘내 주변’을 누르면 맛집·카페·강좌·가볼 곳 등이 뜨는 데 이제는 내 취향에 맞는 가게도 함께 소개가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이 정답을 찾는 탐색 과정이라면 추천 서비스는 ‘발견’에 가깝다”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지역 상점 정보(POI)를 가지고 있는 만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이용해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오프라인 상점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색에 기반을 둔 네이버가 추천 서비스를 자신하는 이유는 네이버가 보유한 풍부한 데이터 때문이다. 그간 이용자가 상품을 검색하고 클릭한 상품·장바구니에 담아뒀거나 찜한 상품 등 사용자의 누적된 쇼핑 이력이 전부 데이터 수집 대상이 된다. 네이버에서 쇼핑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수록 상품 추천이 정교해지고 만족도가 높아지는 형태다. 또 같은 성별·연령대 비교군의 데이터까지 함께 분석할 수 있다. 이는 네이버가 AI 기술의 방향으로 추구하는 ‘생활환경 지능’과도 맞닿아 있다. 사용자나 주변 상황을 인식해 원하는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제공하고 적절한 행동으로 연결해주는 기술로, 네이버가 2016년부터 기술 모토로 내걸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플랫폼에 있어 네트워크 효과만큼이나 중요한 게 데이터 효과”라며 “데이터를 축적하면 추천 서비스 퀄리티가 높아지고 이를 통해 사용자 충성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오프라인 상점들의 네이버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마트어라운드’가 노출되는 그린닷 서비스의 월 활성 이용자수(MAU) 400만명에 달하다 보니 추천 결과 노출 여부가 매출에도 곧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업체 등록 서비스인 스마트플레이스에 입점하는 상점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네이버 지도 등 지역 정보 서비스에 등록된 업체 수(POI)는 310만개로 집계 됐다. 이 중 58%에 달하는 180만개가 스마트플레이스에 등록한 상태다.
스마트플레이스에 입점할 경우 가게의 정보·메뉴·사진을 올리는 것은 물론 예약·톡톡 메시지·전화 서비스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가 확대되면 오프라인에서도 ‘추천 → 방문 →결제 →적립’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가 완성돼 네이버의 오프라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가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김지영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플레이스 플랫폼을 활용한 오프라인 SME(중소상공인)의 경우 상권·입지가 불리할수록 소비자와의 연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며 “스마트어라운드·스마트플레이스 등 서비스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면서 전통적인 상권의 중요성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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